차가운 날씨에 하루종일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는 둘째가 빨리 밥을 먹고 학원을 가야 한다고 연락이 와서 전날 구워 먹다 남은 삼겹살 한 줄과 깍두기를 다져 볶음밥을 만들어 주었다. 바짝 구운 차돌박이 볶음밥을 생각하고 차돌박이 대신 구워 먹기도 애매한 한 줄 남은 삼겹살로 대체해 본 것인데 삼겹살은 수분을 날리고 조금 더 바싹 복았어야 했다.
#재료 : 삼겹살 100g, 깍두기 다짐 1/2 그릇, 다진 대파, 밥 1공기
대파와 삼겹살은 잘게 다져준다. 고기를 최대한 갈아낸 고기처럼 다지는게 좋지만 칼로 하려니 불가능.
깍두기는 일반 깍두기가 아니고 김장철에 만든 섞박지. 처가에서 보내주신 것. 오랫동안 잘 안 익다가 최근 맛있게 잘 익어 자주 꺼내 먹는다. 밥공기 반 정도의 양을 준비한다. 국물이 없으면 김치맛이 안나므로 국물을 자작하게 퍼담는다.
야채통에 한 조각 남은 양파도 썰어놓았다. 재료는 매우 간단.
처음에 다진 고기를 볶고 잘 볶아지면 대파와 양파를 추가한다. 돼지고기를 노릇노릇하게 굽듯 볶는다.
밥 한 공기와 다진 깍두기를 부어주고 잘 섞는다. 순서를 착각했는데 밥을 넣기 전에 깍두기를 넣어 기름에 달달 볶았어야 했는데 뭔 생각이었는지 밥을 얹고 그 위에 깍두기를 부어주니까 깍두기가 전혀 볶아지지 않고 밥은 밥대로 깍두기 국물을 뒤집어쓰고 축축해져서 '볶음밥'이 안된다. 더군다나 밥의 찰기 때문에 스텐팬에 밥이 눌어붙어 만들기 어려워졌다.
하는 수 없이 눌어붙지 않는 팬으로 재료를 옮기고 기름을 다시 둘러 오랜 시간 볶아주었다. 그래도 수습은 잘 되지 않는다.
일단 떡진 식감이라 조리 실패. 최대한 볶음 같이 마무리한다.
접시에 두 그릇으로 만들어 와이프와 둘째가 간단히 저녁을 때웠다.
그래도 맛은 좋다고 하는 뭐든지 잘 먹는 둘째 딸이다.
2024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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