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지원] 원서접수, 자기소개서와 면접시험 준비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진로결정을 원서접수 두어 달 앞두고 결정했기 때문에 원서 접수까지 다소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미리미리 결정하고 준비하는 집들은 벌써 몇 달 전부터 움직인다고 들었던 터. 예의 그 팔랑귀가 문제이다. 결과적으로는 두세 달 정도의 준비로 충분했던 것 같고, 학생 본인이 얼마나 자기 주도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느냐가 관건인 듯하다.

면접 이후, 발표시간인 23일 오후 3시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다.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이 컸다. 이제 겨우 고등학교 입학일뿐인데 말이다.

정확히 오후 3시에 합격자 발표 게시물이 오픈되었다. 수험번호와 이름을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니 축하 메시지가 떠서 급 안도의 긴 숨을 내쉰다. 자식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거나, 혹은 부모 말을 거역하여 속이상할 때 머리를 싸매고 몸져눕는 부모들의 마음이 이런 것인가 싶다.

이제 최종 합격통지를 받은 시점에 그동안의 입학원서 제출,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준비 과정을 정리해 본다.

1. 원서접수 및 1차 합격자 발표

딸이 지원한 OO외고는 각 학과별 40명을 선발한다. 1차 서류전형에서 정원의 1.5 배수를 뽑기 때문에 60명이 1차로 선발된다. 선발기준은 중학교 2, 3학년의 영어/국어/사회 성적이다. 기본적으로 영어 4학기(2학년 1,2학기 / 3학년 1,2학기)는 A를 받아야 안정권으로 보인다.

영어가 동점일 경우 3학년 2학기 국어/사회 -> 3학년 1학기 국어/사회 -> 2학년 2학기 -> 2학년 1학기 순으로 우선순위를 두어 가려낸다.

딸은 2학년 1학기 국어성적에 B가 하나 있었는데, 우선순위에서 거의 맨 뒤 이므로 약간 안심을 한 상태. 딸의 순위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1차에는 합격을 하고 면접대상자가 되었다.

이에 따른 자기소개서를 기한 내 제출하고 (인터넷 작성 및 저장하면 마감일에 자동 제출)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예상질문 등의 준비를 통해 면접을 연습했다.

2. 자기소개서 작성

당연히 자기소개서는 딸이 초안을 잡고 전적으로 본인이 완성했다. 부모가 자기소개서를 봐주고 더 나아가서는 뼈대를 잡아줄 수도 있지만 부모의 사상이 들어가서 더 좋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단 본인의 생각대로 작성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면접도 면접이지만, 학교가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내용은 실제로 그 자질이나 경험, 역량이 있든 없든 간에 작성 시 꽤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예를 들어 이런 주문이다.

(자기소개서에 담겨야 하는 내용 가이드)

• 자기 주도적 학습과정 : 학습을 위해 주도적으로. 수행한 목표설정, 계획, 학습 그리고 결과까지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 (교육과정에서 동아리 활동 및 진로체험 꿈과 끼를 살리기 위한 활동 및 경험등 포함)

•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 : 학교특성과 연계해 본교 및 희망 전공어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 꿈과 기를 살리기 위한 입학 후 활동계획과 진로계획

• 인성영역 : 자소서, 생기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기재된 핵심인성요소 (봉사, 체험활동을 포함한 배려/나눔/협력)

사진은 어느 입학설명회에서 소개된 자소서 작성가이드이다.

딸은 며칠 걸려 초안을 쓰고 거의 한 달 이상을 고쳐가며 내용을 완성했다. 사실 제출 마감기한 까지도 함께 보며 고치기도 했다. 참고로, 자기소개서는 공백을 제외하고 1500자를 쓰도록 되어있어, 인터넷에서 작성 시 1500자가 넘어가면 입력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딸이 고민을 많이 했겠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에 왠지 수월하게 작성한 느낌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다양한 책을 많이 읽는 딸을 지켜봤는데, 수년간 논술/토론 수업에 다니며 읽고 생각하고 쓰는 훈련을 받았고, 중학교 때 교내 독서감상문 논술 대회에서 1등 수상 경험도 있어 나와는 달리 문학적 재능이 꽤 있다고 느껴오던 터.

아래는 자기소개서의 요약이다.

1) 자기 주도적 학습과정
부족했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TED 등의 방법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부터 점차 심화된 주제로 넘어가며 듣기 능력 키움.
특정 강연에서 타인과의 대화, 조언, 공감, 경청에 대한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음.
국어 과목에서는 읽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꾸준하게 독서활동을 했고 매일아침 독서와 중요내용 요약 등의 훈련을 통해 효과적으로 읽은 내용을 습득할 수 있었음.
타인이 시켜서 하기보다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발전해 나가는 능동적인 행동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였음.

2) 지원동기와 진로계획
평소 글로벌한 '기후 문제' (예시적)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 수업을 흥미롭게 듣게 됨. 기후 변화에 관한 여러 국가들의 사례를 경험하여 그 구체적 배경에 대해서 소개하고 싶었음. OO 언어의 능숙한 사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장래에 원하는 직업 분야로 나아가기 위해 일반 학교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활동들과 언어 학습을 통해 이 학교에서 배움의 폭을 넓히고자 함. 고등학교 시절부터 경험한 다양한 배움의 과정을 기반으로 최종적으로 대학의 OO학부로 진학하길 원함

3) 인성영역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주요 내용으로 작성. 리더는 타인의 말을 잘 듣고 조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자질이 필요하다고 느낀 경험을 중학교 입학 후의 실제 경험했던 사례를 들어 내용을 작성.

3. 면접준비

아무런 주변의 도움 없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장에서의 낯선 질문과 대답에 별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대담한 성격이라면 정말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게는 안 돼서 면접의 낯선 그 분위기를 미리 경험하게 해 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 부모가 예상질문을 같이 만들어보고 면접관처럼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도와줄 수도 있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학원의 힘을 빌어 3회 정도 모의면접을 경험했다.

모의 면접 준비에서 자기소개서 기반으로 i) 자기주도학습 ii) 지원동기와 활동계획, 진로계획 iii) 인성영역에 걸쳐 50개의 예상질문을 뽑아보고, 그에 대비한 대답은 딸이 A4용지 18페이지 분량으로 작성하며 꽤 많은 준비를 했다. 어설프게 대답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배경이나 사례에 대해서도 응답 내용을 자료로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들인 노력에 비해 질문의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게 면접 후 딸의 자평이다. 예상질문에서도 두어 가지 면접관의 질문이 나와 답변하기 수월했다고 한다. 면접의 질문은 자기소개서 기반으로 진행된다고 미리 공지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준비하기에 좋을 수도 있다.

아래는 딸이 실제로 면접에서 받은 질문인데 난이도와 내용면에서 예상질문과 비슷한 느낌이다.

• TED를 통한 학습 시 자소서에 기재한 사례 이외에 추가적인 사례를 말해보시오

• 집단의사결정 과정의 고려할 점을 말해보시오

• 프랑스가 환경선진국인 이유와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우리나라 현황과 비교해서 말해보시오

면접준비 시 뽑아본 예상질문 주요 내용을 참고로 기재한다.

• 독서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인상적이었던 책을 하나 골라 내용을 말해보라

• 책을 읽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 OO 국가가 어떤 점에서 환경선진국인가

• 자율동아리, 첨단과학 관련 주제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토론 주제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를 하나말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시오

• 이 학교 OO 과를 지원한 이유를 말해보시오

• 이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활동들에는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OO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고 향후 진로에 어떻게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 OO 국가의 사회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말해보시오

• 집단 의사결정을 할 때 어떻게 모두의 의견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 자신의 진로에 영향을 준 인물, 책, 영화, 강연 등이 있으면 그것의 영향을 말해보시오

• 자신의 독서법, 도서 선정 기준에 대해 말해보시오

• 인문학도는 자연과학을, 자연과학도는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말해보라. 자신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두세 달 전, 본인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는 딸의 말에 마음이 뭉클했었다. 비록 인생 초반의 작은 성취 일지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맞는 노력으로 중요한 결과를 얻은 딸이 대견하다.

2022년 1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