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 지역 외근을 갔다가 일찍 돌아오려는 욕심에 일을 마치고 점심도 굶은 채 오후 두 시 넘어 사무실로 복귀했다. 지하 매점에서 간단히 뭐라도 사 먹을까 하다가 공복에 혈당만 올리는 음식밖에는 먹을 게 없을 것 같아서 아예 점심식사도 건너뛴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가 경계치에 올라있고, T스코어 -1.8로 골감소증도 있다고 하니 괜한 걱정이 앞선다. 카페인 섭취도 영향이 있다고 하니 매일 두세 잔 이상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조금 줄여야겠다. 아무튼 오늘 한 끼 먹는 저녁밥은 샐러드로 생각을 하고 귀갓길에 장을 보았는데 마침 손질된 새우가 유통기한 임박으로 할인이어서 노릇하게 구워 샐러드에 올릴 생각으로 구입해 왔다.
#재료 : 중새우 200g, 양상추 한 줌, 당근 1/3개, 애호박 1/3개, 가지 1개, 올리브 10여 개, 드레싱 (다진 양파 1/4개, 올리브유 5, 매실청 2, 발사믹 식초 2, 일반 식초 2, 후추, 소금, 설탕 1/2)
채소들은 모두 깍둑썰기를 하는데 크기는 1cm 정도로 한다. 채소들이 익는 속도가 다르니 애호박과 당근을 모아두고 가지는 따로 썰어놓았다가 맨 마지막에 볶음에 넣는다.


분량의 재료를 섞어 드레싱을 만들었다. 찾아보니 새우샐러드에 이탈리안 드레싱을 추천하는데 재료 중 바질과 레몬즙은 생략하고 집에 있는 것들로 적당히 섞어본다. 기본적으로 올리브유를 듬뿍 넣고, 일반식초와 발사믹 식초, 매실청, 소금과 후추, 설탕을 섞어준다. 양파는 잘게 다져 넣었다. 족보에 없는 드레싱이고 비쥬얼도 별로이지만 맛은 아주 좋았다.

새우는 베트남산 흰 다리 새우. 새우 사이즈가 적당히 커서 샐러드에 올리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꼬리 부분의 껍질까지 다 뜯어내고 배 부분에 남은 내장 같은 검은 실도 칼로 살을 갈라 말끔히 제거했다.

깨끗하게 손질한 새우를 찬물에 씻어 준비해 놓는다.

팬에 올리브유를 많이 두르고 중 약불에서 서서히 채소를 볶는다. 처음에 당근과 애호박을 익히고 마지막에 가지를 볶는다. 나중에 깨달았는데 가지는 별도로 볶아서 섞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채소 볶음을 잠시 옮겨놓고 센 불에 팬을 달궈 새우를 재빨리 볶아내었다. 새우살들이 희미한 주황색을 띠며 등이 말리면서 살짝 익어가면 불을 끈다.

볶은 새우는 채소에 함께 섞어 강한 불에 1분 정도 익힌다. 볶는 과정에서 약간의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마무리한다. 너무 볶으면 가지가 뭉개져서 보기 안 좋다.

넓은 접시에 가니쉬로 양상추를 깔고 새우야채볶음을 넉넉히 올린다. 따로 준비한 올리브도 반으로 잘라 군데군데 뿌려주고 마지막으로 드레싱을 끼얹는다.

새우와 함께 구입해 온 뉴질랜드 단호박도 요리 도중에 찜기에 쪄서 곁들인다.

리코타치즈 두 덩어리로 장식.

새우살이 퍽퍽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매우 쫄깃하고 탱글탱글해서 식감과 맛이 좋았다.

단호박찜과 리코타 치즈를 함께 먹는 맛이 특별하다.

쫄깃한 새우살 재구매 의사 100%

중학교에 입학한 둘째가 학원에 다녀와서 저녁밥을 따로 차려주었는데 처음에 이 샐러드를 보더니 시큰둥 하다가 새우 하나 맛을 보고 정말 맛있다며 폭풍 칭찬을 선사한다. 입맛이 없거나 상큼하고 담백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메뉴가 될 것 같다.

2025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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