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현충일 늦은 아침밥을 챙겨 먹고 딱히 할 일이 없어 봉은사를 들러보기로 하고 와이프와 함께 집을 나섰다. 경내가 제법 큰 것 같았는데 다른 곳은 생략하고 제일 큰 법당 앞쪽만 구경을 하고 나니 점심시간 즈음이다. 집사람이 평소에 봐두었던 칡냉면집이 송파구 쪽에 있다고 하여 봉은사 앞에서 버스를 타고 냉면집으로 향했다.
공휴일이긴 했지만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경내로 오르는 입구에서 한 컷.


유명한 칡냉면집이라 하여 나는 시내 대로변의 작은 노포를 생각했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빌라촌 한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기업형 식당이었다. 물론 처음에 규모가 작았을 텐데 번호표까지 뽑으며 줄 서 있는 손님들을 보니 그럴만하다 싶었다.

메뉴를 고민하다가 물냉면, 들기름 메밀면 그리고 만두를 한 접시 주문했다. 물냉면에 고춧가루 비빔장이 많이 들어가므로 굳이 비빔냉면을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물냉면을 고르고 다른 하나는 빨갛지 않은 걸로 선택.

들기름 비빔면 위에 수북하게 올려진 연두색 고명은 오이채이다. 보기에는 물컹한 애호박 같은 모습인데 꼬들꼬들하게 만들어져 씹는 식감이 매우 좋았다. 특색은 있었으나 맛은 평범한 들기름비빔면. 만두는 비비고 왕교자보다 1.5배가량 큰 사이즈를 자랑.

냉면은 함흥냉면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빨간 고춧가루 양념장이 듬뿍 올려져 나온다. 큼지막한 배 한 조각이 인상적이다.

사실 이 냉면은 어디서나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흔한 맛이지만 주인집의 음식에 대한 정성, 변함없는 재료로 내는 육수가 수십 년 이어져 인정을 받기 때문에 지금의 노포가 유지되는 것일 게다.
2025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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