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어지는 타이트한 학교수업과 개인공부,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아붓게 하는 수행평가로 첫째는 항상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지난주엔 감기가 겹쳐 몸이 힘든 모양이다. 금요일 저녁 학교 기숙사에서 집으로 데려오는 길에 먹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으니 닭칼국수를 얘기하길래 작은 닭 한 마리를 사다가 토요일 점심으로 얼른 만들어주었다.
#재료 : 닭칼국수 (닭 1마리, 생면 4인분, 대파 1줄기, 애호박 1/3개, 양파 1/2개), 겉절이 (알배추 1개, 쪽파 10줄기, 굵은 소금, 양념장) *겉절이 양념장 (고춧가루 3, 멸치액젓 5, 국간장 1~2, 설탕 1, 다진 마늘 1~2)
1. 겉절이
배추의 큰 겉줄기는 길게 절반으로 자르고 다시 2~3 조각으로 잘라준다. 다른 것들은 2~4등분 한다. 큰 보울에 자른 배추를 한 번 헹궈주고 굵은 소금을 뿌려 간간이 뒤집어가며 절인다. 절이는 시간은 1시간 이내. 배추를 절일 때 너무 짠 것보다는 싱거운 게 낫다. 멸치액젓이 충분히 짜기 때문에 오래 절일 필요는 없다.
배추를 절이는 동안 쪽파를 씻어 대략 5cm 길이로 큼직큼직하게 잘라놓는다. 절인 배추는 생수로 한 번 헹구고 건져낸다.
절인 배추와 쪽파를 미리 함께 버무린다.
물기가 많아 보이면 보울 안에서 한쪽으로 몰아놓고 물이 흘러나오도록 10분 정도 둔다.
기다리는 동안 양념장을 만든다. 고춧가루 3숟가락, 다진 마늘은 통마늘 10여 개 분량이다. 멸치액젓을 5숟가락 이상 넣어 된 반죽 느낌으로 버무리고 국간장과 설탕을 약간 넣는다. 특별한 양념은 없다.
물기를 빼낸 절인 배추에 양념장을 넣고 잘 버무려준다. 유명 식당의 갓 버무린 걸쭉한 김칫국물의 겉절이를 만들려면 밀가루나 찹쌀풀이라도 넣어야 하지만 생략한다.
양념이 적은 지 겉절이가 덜 빨갛다. 이건 사실 멸치액젓 만으로 맛을 내는 거라 뭔가 하나 빠진 맛. 생강즙이나 새우젓이라도 들어가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예전에 매실청을 넣었을 땐 그 맛이 별로였다.
겉절이는 큰 유리로 된 글라스락에 모두 옮겨 담았다. 안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 작은딸이 한 조각 맛을 보고 맛있다며 연신 칭찬이다.
2. 닭칼국수
겉절이를 무치는 동안 끓이던 닭백숙이 거의 익어간다. 대략 1시간을 삶아주었다.
닭이 익는 동안 칼국수에 함께 넣을 채소를 준비한다. 대파, 양파 그리고 애호박을 조금 채 썰어 놓았다.
겉절이에 쓰고 고춧가루 양념장이 남았는데 이걸 달 닭칼국수 양념으로 쓰면 아주 안성맞춤 일 것 같아 한 종지 담아놓았다.
닭백숙은 중간에 4등분 해서 삶다가 건진다. 이걸 닭칼국수 고명으로 얹기 위해 살코기를 발라낸다.
매우 작은 닭을 삶았지만 칼국수에 넣기에는 양이 제법 많다. 닭고기는 큰 대접으로 하나 분량이 나온다. 4인가족이 칼국수 한 그릇씩 먹기에는 충분했다.
면은 소면으로 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칼국수 맛을 내기 위해 4인분용 생면을 하나 사 왔다. 면을 삶기 전 겉에 뭍은 밀가루를 털어내거나 찬물에 한 번 헹궈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지지 않고 한 층 맑은 국물로 끓여지므로 권장.
면을 넣고 2분 정도 끓이다가 준비해 둔 채소들을 모두 넣는다. 채소를 미리 넣으면 나중에 모두 뭉개져서 국물이 지저분 해지므로 가능한 맨 마지막에 넣었다.
면기에 적당량씩 나눠 담았다. 닭고기는 면을 끓일 때 함께 넣어 끓여주었다.
무쳐둔 알배추 겉절이도 한 접시 꺼내놓았다. 칼국수엔 신김치보다는 고춧가루와 액젓향의 겉절이가 잘 어울린다.
학교에서 피곤한 1주일을 보내고 돌아온 큰딸과 따뜻한 식사시간을 가졌다. 11월 중순이 되어도 날씨가 춥지 않더니 이번 주말에 갑자기 추워지고 있다. 이번 학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 한 끼 식사가 되었길 소망한다.
2024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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