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신남도수산 신남도오마카세

여름휴가 중 생일을 맞았다. 어릴 때부터 음력으로 지내던 생일이 왠지 특별해 보여 50이 된 지금까지도 음력생일을 유지하고 있는데, 주변에 음력생일을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더운 날씨 때문에 생선회는 다소 꺼림칙했으나 오랜만이라 한 접시 먹어보기로 한다. 애용하는 인어교주해적단 앱을 열어 점포를 찾아보는데, 주로 이용하는 가게들은 여름휴가 중이다. 모둠회 스타일이 평준화되어서 대충 시켜도 기본은 하지만, 가게마다 미묘한 차별점은 있다. 회를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잘 꾸며주는 신남도수산으로 정하고 신남도 오마카세 2인용을 주문. 정가 80,000원 에서 20% 할인받은 제로페이 수산대전 상품권으로 구입하여 실제 비용은 64,000원 . 그래도 비싸기는 매한가지다.

신남도수산 전경. 인어교주해적단 제휴점이고 큰 메뉴판이 가게 앞을 장식하고 있다.

노량진 신남도수산

아마도 여름이 민어철인가. 거의 1미터는 되어 보이는 대형 민어들이 줄지어 누워있다. 난 사실 민어가 맛있는지 모르겠다. 맛으로 치면 광어와 우럭, 제철 농어, 그리고 참돔이 내겐 최고의 맛.

거대한 민어들

주문한 회를 찾으러 가서 포장 전 한 컷. 랩 위에 친절하게도 어종 표시를 해주신다. 참치, 민어뱃살, 민어 부레, 병어돔, 전갱이, 농어 뱃살, 그리고 연어 뱃살로 구성. 사실 병어돔이 맞는지 벵에돔을 잘못 쓴 것인지 모르겠다. 병어돔은 회로 먹기는 하지만 벵에돔 가격의 절반 수준인 듯하고, 신남도수산 점포 소개에도 병어돔 시세는 없다.

반 병 남은 위스키 맥캘런 MACALLAN을 사용해서 하이볼을 만들었다. 탄산수로는 진저에일을 넣고 레몬즙을 섞는다. 일단 시원하게 한 잔 한다.

이 날 따라 막걸리를 먹고 싶어서 무 아스파탐 막걸리 두 병을 샀다. 느린마을과 국순당 옛날막걸리.

회 상태는 괜찮았으나 광어와 참돔이 아예 빠져있어 아쉬웠다. 오마카세라고 특수한 생선들 뱃살로 많이 채워주신 모양인데 오히려 그게 구성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은 것. 특히 분량의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병어돔 (벵에돔?)은 식감과 맛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음부터는 주문 시 확실히 원하는 어종 얘기를 해야겠고, 오마카세보다는 일반 모둠회가 합리적이겠다.

2023년 8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