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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읍내의 상설 시장통을 따라 생선 좌판이 꽤 많았다. 한겨울 나무 궤짝에 담겨 꽁꽁 얼어있는 동태를 바닥에 패대기치며 하나씩 떼어내 팔던 아주머니들의 꿋꿋한 모습들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요즘은 귀한 몸이 된 갑오징어가 당시에 매우 흔했는데, 몇 마리씩 철사에 꿰어져 팔리던 모습이 생각난다. 집에서도 갑오징어 숙회를 자주 먹었다. 중국집 짬뽕조차 갑오징어를 넣어서 만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땐 왜 이 맛을 몰랐을까?
마켓컬리에서 자주 주문하는 상품이다. 냉동 갑오징인데 7천원대 가격으로 가성비도 좋다. 큰 건 서너 마리, 작으면 다섯 마리 까지도 들어있는데 솔직히 작은놈은 이런 새끼까지 잡아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너무 작다.
손바닥 만한 크기 한 마리와 작은 것 한 마리를 꺼낸다.
완전히 해동하고 데치면 좋겠으나 시간이 없으니 언 상태 그대로 넣었다.
얼은 부분이 녹았는지 잘 살펴 적당히 데쳐 건진다. 다리부위가 뭉쳐있어 안 녹을 수 있으니 잘 확인한다.
썰어놓으니 양이 제법 된다. 아이들은 먹지 않으므로 나와 와이프가 적당한 양으로 먹는다. 나에게는 술안주라 양은 괜찮다.
함께 곁들여 먹을 도라지무침을 동네 반찬가게서 한 팩 사 왔다. 함께 비벼도 되고 따로 먹어도 맛이 잘 어울린다.
금요일 저녁, 쫄깃한 갑오징어를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며 일주일 쌓인 피로감을 덜어낸다.
2023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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