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동네에 아주 유명한 국수집이 있다. 주 메뉴가 잘 익은 김치를 양념으로 하는 비빔국수. 듣기로는 6.25 시절부터 장사를 시작하셨다고 하니 소위 말하는 '노포'이다.
그 국수집 아들이 같은 동네 매우 친한 선배여서 그 집에도 자주 드나들었다. 특히 군입대 전후로 그리고 휴학생 시절 놀러 가면 그 형님이 비빔국수를 점심으로 만들어주곤 했는데 맛이 식당에서 먹는 것과 정말 똑같았다.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3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만들어 먹고있다. 비빔 하면 고추장 베이스의 양념을 보통 떠올리지만 이 김치양념 비빔국수는 정말 특별한 맛이다.
#재료(1인분) : 소면 (또는 쌀소면), 잘 익은 김치 다진 것 (3 숟가락), 참기름 1, 고춧가루 0.5, 진간장 1, 설탕 1, 후추 약간, 김 부순 것 1장, 다진 대파 약간, 멸치국물(또는 다시마 국물)
1. 부재료 준비
(다진 대파)
대파는 멸치국물과 국수 고명으로 모두 필요하여 넉넉히 썰어둔다.
(김 가루)
날김을 바삭하게 구워서 부수어 놓는다. 국수 한 그릇에 김 한 장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구운 김은 커다란 스텐 보울에서 부수면 편하다.
(다진 김치)
1인분 기준 밥숟가락으로 3숟가락 정도 얹으면 적당하다. 다지는 정도는 김치볶음밥 재료를 생각하면 된다. 이 국수는 사실 김치맛이 핵심이다. 다진김치에 김치국물도 자작하게 준비한다. 김치에는 순무김치 국물도 조금 섞었다.
(국물)
국수를 먹으며 떠먹을 국물이다. 좀 지저분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국수를 다 먹고 국수그릇에 국물을 부어 그릇에 붙은 김과 양념 등을 헹궈먹기도 한다. 아무튼 멸치국물 또는 다시마 국물을 내서 준비해 놓는다. 국물을 먹을 때는 다진대파와 후추를 약간 뿌려준다
국물만 담으면 되도록 대파와 후추를 뿌려 미리 준비해 뒀다.
2. 면 삶기
사람마다 다를 텐데 나는 가능하면 꼬들하게 삶는 편이다. 물이 끓어오르면 찬물을 간간이 부어 거품을 가라앉히고, 면을 한 씹어봐서 속에 흰 심지가 없어질 때쯤 건진다. 건진 면은 찬물에 헹궈 물을 빼준다.
면은 샘표 쌀소면이다. 밀가루 소면보다는 낫겠다 싶어 항상 쌀소면으로 사 먹는다.
3. 면에 양념 얹기
면에 양념을 뿌리는 순서가 정해져있다. 아래의 순서대로 얹어준다.
설탕 - 간장 (설탕 위에 뿌려야 함) - 김치 다짐 - 참기름 (혹은 들기름) - 고춧가루와 후추 - 다진 대파 - 김가루 순이다.
김가루는 아낌없이 수북하게 넉넉히 뿌려준다.
4. 비비기
준비한 멸치국물을 서너 숟가락 뿌려서 비비면 촉촉하니 좋다.
김가루와 김치, 다른 양념들이 엉겨 붙기 때문에 골고루 잘 비벼야 한다.
국수맛이 김치맛에 크게 좌우되긴 하지만 김가루, 간장, 설탕, 고춧가루, 들기름 등이 고루 섞여 독특한 국수맛을 만들어낸다.
#리뷰 : 김치가 너무 푹 익으면 오히려 맛이 떨어지는것 같다.
2023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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