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를 얹은 풀무원 평양냉면

밀키트 하나를 먹더라도 푸짐하게, 식당메뉴처럼 만들어 먹자는 게 내 신조. 특히 면류는 면과 스프(또는 육수)만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부재료 추가는 필수다. 면은 식이섬유가 없으니 채소를 조금이라도 섞어 먹어야 한다. 마트에서 사 온 1+1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우선 물냉면을 먹어본다. 채 썬 오이와 삶은 달걀은 기본으로 하고, 묵은지를 약간 씻어 고명으로 올려보기로 한다. 냉동 소목심 같은 것이 있으면 삶아서 올려도 좋다.

냉면세트는 풀무원 평양냉면.

고명으로 올릴 묵은지를 잘게 썰어 준비한다. 오래된 김장김치가 아직 맛도 있거니와 여러 가지로 활용도가 높다.

묵은지와 채 썬 오이, 그리고 달걀 2개를 삶았다. 노른자가 아주 먹기 좋게 반숙으로 잘 익었다. 작은 냄비에 달걀이 살짝 잠길 정도로 찬물을 부어주고 인덕션으로 10분을 맞춰놓으면 딱 요만큼 익는다.

큰 함지박에 면을 풀어 준비한다. 어떤 제품은 면이 실타래처럼 매우 가지런히 뭉쳐있어 풀어주기가 아주 힘든데 이건 불규칙하게 뭉친 상태로 살짝 비벼주면 잘 풀어져서 편했다.

(면을 삶고 찬물에 헹구는 장면은 생략) 차갑게 식힌 삶은 면을 1인분씩 뭉쳐 그릇에 담아준다. 조리 가이드에도 나와있지만 면 삶을 때 40초를 삶으라고 되어있다. 삶은 면은 재빨리 냉수에 담가 식힌다. 얼음물이면 더 좋다.

묵은지, 오이 그리고 달걀을 차례로 넉넉하게 올린다.

냉면을 준비할 때부터 냉동실에 미리 넣어둔 육수가 살얼음이 살짝 얼었다. 육수를 면 가장자리에 조심스레 부어준다. 면이 너무 잠기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부순 참깨를 뿌린다.

구들장 문화의 한국에서 집안 온도조절이 용이하지 않았던 시절, 냉면은 겨울음식이었다는 나무위키의 믿거나 말거나 같은 설명도 재미있다. 가수 성시경 씨가 유튜브에서 냉면에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보여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이미 내가 30년 전 찍었던 장면. ㅎ 아무튼 냉면은 다양한 지역 이름이 붙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핫한 음식 중 하나임엔 틀림없다.

2023년 8월 10일
태풍 카눈이 조용히 한반도를 지나가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