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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숙주나물 무침

by 클로이와 엘리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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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나물은 금방 쉬는 특징이 있다. 원래 이름은 녹두나물 이지만 숙주로 불리게 된 이유로 잘 알려진 썰은 수양대군 왕위 찬탈사건 계유정난 이후, 세종과 문종의 유지를 뒤로하고 세조의 편에 선 신숙주의 처신 때문에 쉽게 변절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는 것. 이후 단종 복위운동과 발각되는 과정에서 단종의 서인강등, 주동인물 중 하나인 금성대군(세종대왕의 7남, 문종과 수양대군의 친동생)의 처형을 주장했던 신숙주에 대한 민초들의 비아냥이다. 또한 만두소를 만들 때 녹두나물을 짓이겨 넣기도 하는데 이처럼 신숙주를 짓이긴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세종-문종-단종으로 이어지는 왕위계승 라인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정통성(적장자-적장손)을 갖는다고 하니, 그만큼 계유정난은 명분없는 쿠데타.

#재료 : 숙주 한 바구니, 다진대파 한 줌, 다진 마늘 1, 참기름 1, 국간장 1, 소금 약간, 취향에 따라 멸치액젓 사용.

숙주나물은 요새는 쌀국수 등에 넣어먹기 때문에 자주 접하지만, 무쳐놓으면 축 쳐진 그 희멀건 모양새 때문에 어릴 적엔 먹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나는 나물가운데 하나였다.

숙주 불고기를 해 먹고 남은 숙주 반봉지를 물에 헹구고 끓는 물에 적당히 삶았다. 한소끔 끓어오르면 대충 익는 것 같다.

건져서 그대로 식히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생수에 헹구기도 한다. 물기는 쏙 뺀다.


다진 대파, 다진 마늘, 국간장 한 숟가락, 참기름을 조금 넣고 조물조물 버무린다. 왠지 콩나물 무침과 똑같은 레시피.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한다.


아삭하고 탱글 하게 만드느라 짧게 삶았더니 모양은 좋다. 마늘은 굵게 빻아서 알싸하게 씹는맛이 있도록 했다. 


내 손으로 무친 숙주나물 반찬은 이 날이 우리집 식탁 최초였다.


2023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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