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수십 년간 닭소금구이 집으로 여의도에서 유명한 식당이었다. 19년 코로나 확산 시기도 잘 버텨내더니 코로나 끝나갈 무렵에 장사를 그만둔 안타까운 곳. 소금구이뿐만 아니라 숯불에 익힌 닭에 고춧가루 양념을 발라 한 번 더 구워낸 양념구이도 아주 맛있었다. 그 이후로 뉴욕버거가 생겼다 망하고 이어서 홍대쌀국수가 들어왔으나 얼마 못하고 또 접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들어온 게 또 쌀국수집인데 프랜차이즈 같지 않고 개인 브랜드로 보인다. 식당 구조가 소위 다찌 형식이라 일본식당 분위기였다.
눈에 띄는 간판 디자인.
ㄱ자로 꺾인 테이블에 각 자리마다 주문용 터치패드가 설치되어 있고, 각종 양념병들이 모여있다.
손님 테이블에서는 주방의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내내 안쪽을 살펴보았는데 뭐 그다지 눈길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게 깨끗한 척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움 그 자체.
쌀국수 말고도 냉면, 밀면 그리고 덮밥 메뉴도 있었다. 가장 생뚱맞은 건 파스타. 원래 있던 메뉴인지 나중에 생긴 것인지 모르고 먹어보지도 않아서 섣불리 판단하긴 그렇지만 상당히 안 어울린다. 냉면 밀면 쌀국수를 파는 식당에 파스타라니.
음식이 나오기 전 고수와 단무지, 양파채 등 간단한 밑반찬을 주신다.
제일 처음 나온 둘째 딸의 차돌박이 쌀국수. 고기가 수북하게 덮여 나오지만 첫 컷을 놓쳤다. 음식을 내기 전 고추를 빼겠느냐고 친절히 물어봐주신다.
두 번째 메뉴는 양지 쌀국수. 집사람이 먹을 거라 고수와 매운 고추가 모두 들어갔다. 쌀국수는 양이 매우 푸짐했다.
돼지목살 덮밥을 주문한 나에게 쌀국수를 조금씩 덜어주고 맛있게 먹는 가족들.
마지막 메뉴 돼지목살덮밥이다. 쌀국수만 세 그릇 주문하기 싫어서 고른 것인데 맛은 약간 실망이었다. 직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찐득한 고추장 양념의 제육볶음과 다를 바 없었고 무엇보다 양념이 달아도 너무 달다. 비쥬얼은 그럴 듯 해보이나 양념장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음식을 담아주는 무쇠팬도 실제 달궈서 내는 것이 아니어서 직화라는 메뉴가 무색하다. 단맛만 조금 줄여도 괜찮을 것 같다.
2024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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