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12월 에는 다양한 감정이 교차한다. 단 한마디로 압축하면 희로애락喜怒哀樂 그것. 나이를 이만큼 먹었으면 마음과 행동에 여유가 있어야 할 텐데 여전히 철이 덜 들고 세상을 잘 모르며 좋은 어른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 같은 자신을 느끼며 감상적으로 된다. 오랜만에 오아시스에서 구매한 냉동 갑오징어가 한 팩 있어 퇴근 후 간단히 한 잔 하려고 안주로 만들었다. 곁들여 한 잔 먹은 술은 미국 유명 버번위스키 와일드터키 Wild Turkey.
1. 그동안 매번 끓는 물에 삶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찜기에 쪄서 육즙을 간직해 본다. 실제로도, 과학적으로도 그런지는 모른다. 하지만 삶는 것보다는 분명 나을 것 같다. 찜기에서 물이 끓기 시작하면 4~5분 정도면 해동이 되면서 탱탱하게 잘 익는다.
2. 쪄낸 갑오징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머리 부분은 워낙 작기도 하고 두 조각으로 분리한다. 갑오징어 찜을 그냥 먹을 것이 아니고 기름에 한 번 더 구우려 한다.
3. 팬을 달궈 기름을 두른다. 적당히 팬을 식히되 오징어를 올렸을 때 촤악 소리가 나며 맹렬하게 구워지도록 열기를 꽤 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센 불에 재빨리 볶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물이 많이 나오고 끓이는 것처럼 된다.
오징어를 처음에 30초 ~1분가량 구워내고 쪽파를 뿌려 숨만 죽인다. 쪽파가 너무 흐물 해지면 보기에도 좋지 않다. 꽃소금을 약간 흩뿌려 마무리한다.
몇 개 없는 접시에서 하나를 골라 플레이팅.
와일드터키를 딱 소주 한 잔 만큼 따라서 갑오징어를 안주삼아 조금씩 들이킨다. 도수가 무려 50.5%로 원액으로 마시면 맛이 정말 강렬하다. 독해서 원액으로 마시는 건 꺼려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또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그런 맛이다. 특히 오렌지를 한 조각 입에 물고 술 한 모금과 함께 입안에서 과즙을 터뜨리면 그 맛이 아주 황홀하다. 이건 8년 숙성 제품은 아닌데 남대문 시장에서 주류 판매 점포를 둘러보다가 1L 한 병에 5만 원 이라길래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아서 한 병 구입해 온 것.
기름에 약간 노릇하게 구워진 갑오징어살 맛이 매우 풍미가 좋았다.
2023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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