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생활 기간을 통틀어 40여 년을 일하고 퇴직하는 미국인 아저씨가 같은 사무실에 있다. 10여 년 전 한국으로 날아와 내가 다니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나보다 나이는 7살이 많은 분. 같이 맥주 한 잔 기울일 친분은 되기도 하고 도움을 많이 주신 분이라 떠나기 전 꼭 한번 자리를 갖고 싶어 내가 먼저 저녁식사를 제안했더니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메뉴 선정이 문제였다. 이 분이 사시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참치회나 또는 고깃집을 제안했는데 최근 많이 먹었다고 하며 간단히 치맥을 먹자고 한다. 역시 치맥은 만국 공통어가 되었나 보다. 영어로는 chimac. 어디든 널린 게 치맥이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장소를 찾다가 눈에 띄어 방문하게 되었다. 식당 이름은 케이펍 K-pub. Three IFC 1층에 자리한 맥주집이다.
기본으로 주문한 K프라이드치킨 순살. 가격은 24,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나 황금빛 튀김옷이 신선한 기름으로 튀긴 것 같아 다소 위안이다. 바삭하고 담백하여 먹기 좋았다. 기본 안주로 건빵튀김을 준다. 소금과 간장 양념 등 두 가지 소스를 별도로 내어준다.
맥주는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고 레드락과 몇 가지 에일 종류, 그리고 흑맥주 한 종류가 있다. 가격은 7,000~9000원대. 기본인 레드락을 두 잔 주문했다. 함께 간 아저씨가 술을 그리 즐기는 분은 아니었다. 레드락은 기본적으로 라거 Lager 지만 약간 탁한 빛깔의 바이젠 Weisen느낌을 주는 가볍지 않은 맛이 감돌아 입에 착 감겼다.
두 번째로 주문한 치폴레 치킨피자. 평범한 치킨 피자지만 위에 뿌린 치폴레 소스맛이 특별하여 나쁘지 않았다. 루꼴라(또는 아르굴라)가 듬뿍 올려져 있다. 맛은 좋았다.
굿바이 Dave
2024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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