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니 부엌에서 쿠쿠가 칙칙폭폭 소리를 내고있다. 하지만 귀찮은 생각이 들어 뭐라도 시켜먹을까 하는 마음이 살짝 생겼지만 갓 지어낸 쌀밥이 아까워 뭐가 있나 냉장고를 뒤져본다. 표고버섯 색깔이 약간 맛이 가는것 같아서 얼른 먹어야겠다.
1.
표고버섯 무침은 정말 간단하다. 표고 한 접시 분량을 낸다. 다섯개만 쓴다. 버섯을 꼭 씻을 필요는 없고, 정 이물질이 묻어있으면 적당히 털어내는걸로 족하다.

2.
물에 삶기도 하는데, 보통 나는 찜기에 10분 가량 찌는 방법을 주로 쓴다. 찜으로 하면 나중에 물을 짜낼 필요도 없이 편리하다. 삶으면 왠지 향과 맛이 빠져나갈 것 같다.

한소끔 쪄서 보울에 담아 잠시 식힌다. 잘 쪄진 버섯이 영롱하다.

3.
버섯이 식는동안 대파를 듬뿍 썬다. 들어가는 재료는 딱 이것뿐.

4.
어느정도 식으면 대파, 다진마늘 반숟가락, 집간장 한술, 소금 약간, 들기름 한술을 넣어 잘 버무린다.

버무려진 버섯이 먹음직스럽다. 막걸리 한 잔 곁들여 안주삼으면 맛이 아주 그만이다.


5.
이제 계란말이. 계란4개, 대파, 당근만 들어간다. 선물로 들어온 스팸을 다먹어서 그냥 채소만 넣고 부친다. 작은 유리보울에 썰어놓은 재료를 넣고 소금을 약간 뿌려 잘 섞어준다.



6.
다른 글에서도 썼지만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이라 부칠때 정말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한순간 방심하면 망한다. 팬은 1분정도 달군 후 20초 식힌다. 물방울을 떨굴때 끓지않고 굴러다니면 잘 달궈진거라는 거의 공식같은 이야기가 있지만..뭐 적당히 감으로 한다.내 방식은 1분 달구기. 그리고 기름을 두른 후, 다시 약불로 가열한다.

7.
팬 전체에 계란을 뿌리고 가장자리 한곳을 살살 익힌다. 처음 접을 곳을 익히는 것이다. 전체가 한번에 다 익어버리면 말이가 안되므로.

정성을 들여 접는다. 다행히 눌어붙지 않는다.

8.
그럭저럭 완성. 주변이 약간 지저분하다. 팬을 계속 기울여가며 익지않은 계란물을 끝으로 흘리며 익은 부분을 접어나가는데, 인덕션이라 팬을 들때 열 전달이 잘 안되는 부분은 계란물이 지저분하게 들러붙으니 참고.

뒤지개로 말이를 토막내어 일으켜세운다. 가운데를 좀 더 익히려고 한다.

잘익은 계란말이

표고버섯 무침과 계란말이 동반샷. 가장 평범한 집밥의 분위기이다.

9.
추가로, 어제 먹다남은 닭오븐구이가 있어서 시간가면 맛이 없으니 빨리 먹어 없애기로한다. 튀김닭이 하루 지나면 정말 맛이 없으나, 그나마 오븐구이라 다시 조리하기가 수월하다.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데워 냉장고에서 굳은걸 풀어주고 대파와 파프리카를 썰어넣어 프라이팬에 들들 볶았다. 소금과 진간장으로 약간 데리야끼 맛이 나도록 양념을 쳤다.

가족들 스케쥴이 제각각이라 거의 저녁밥은 따로먹는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네식구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 집에서 먼곳에있는 학교에 혼자서 고입 입학원서를 내고온 첫째의 무용담과 경쟁률이 높다는 푸념을 들으며 제법 오랜시간 식사를 했다.
2022년 12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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