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유명한 순대국집으로 일단 성심집이 하나 있고, 가수 성시경이 다녀가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화목순대국이 있다. 이렇게 유명해지기 한참 전, 기억도 잘 안나는 수년 전에 한 그릇 먹어보긴 했다. 그때는 대기줄은 있어본 적 없는 그저 평범한 순대국 한 그릇 이었지만, 요즘은 지나다니다 보면 특히 주말 점심 저녁에 십 수 미터 대기줄은 기본이 되었다.
순대국을 굳이 찾아먹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끔 먹을 일이 있으면 즐겨 찾는 집은 여의도 시범아파트 상가의 개성아바이순대. 이 간판이 걸린 지 10년 이상은 되었을 것이어서 간판에 적힌 25년 경력을 합하면 35년 ~ 40년은 족히 되었을 점포로 짐작된다.
지난 주말에 집에 손님이 와서 안주거리로 머릿고기 한 접시와 순대국을 포장해 와서 저녁식사 겸 청주를 한 잔 했다. 순대국엔 쫄깃한 머릿고기를 듬뿍 주시고 당면순대가 아닌 아바이 순대가 들어가서 좋다. 이 쫄깃한 머릿고기 수육이 또 하나의 별미.
포장에 같이 넣어주신 잘 익은 큼지막한 깍두기가 참 맛있었다. 맛깔스러워 보이는 새우젓은 작은 간장종지에 옮겨 담아 상을 차린다.
어릴 적 시골 외가의 잔칫날, 아마 외할아버지나 외할머니의 환갑잔치였었을 것 같은데, 돼지 한 마리를 잡고 집에서 직접 순대를 만드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물론 당시에 어린 입맛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었던 음식이었다.
포장해 온 머릿고기 수육과 아바이순대. 수육 가격은 28,000원이었다. 원래 수육에 아바이순대는 포함되지 않지만, 사장님께서 한 줄 넣어드릴까 물으시더니 조금 담겨있었다. 살코기와 비계, 어떤 부위인지 모를 쫄깃한 조직이 섞여있는 이 머릿고기에 새우젓을 얹어 먹는 맛을 참 좋아한다.
2024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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