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사에 한국이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보도되었다. 수입량은 23년 기준 무려 23만 3천 톤 이란다. 다음으로는 중국, 홍콩, 일본 등의 나라들 순인데, 특히 한국은 살코기 이외의 소 부산물도 식용으로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합쳐서 수입 1위 국가가 되었다. 그 많은 소고기들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뷔페집 소갈비, 양/대창집, 각 종 저렴한 소고기 구이집, 또 일부는 단체급식의 식재료로 소비될 터. MB정부 시절의 광우병 사태로 미국소고기 인식이 많이 나빴지만 십수년을 거치며 슬며시 희석되고 있다.
우삼겹이라는 단어가 어감이 참 좋고 맛깔스럽게 들리지만 사실 쇠고기의 지방이 우리 몸에 가장 나쁜 기름이라 썩 즐겨 먹을만한 식재료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구워 먹는 맛이 있다. 한우는 매우 비싸지만 외국산 고기는 오히려 소 구이용 중에서 이 부위가 척아이롤과 함께 가장 싸다고 한다. 마트에서 보이는 우삼겹이나 가끔 보이는 식당의 메뉴가 저렴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재료 : 우삼겹 (업진살) 300g, 청경채, 대파 1줄기, 팽이버섯 1봉지, 풋고추 4~5개, 부침가루, 소금, 후추, 양념장 (진간장, 식초, 설탕을 동일 비율로 섞는다)
저녁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들른 동네 롯데수퍼에서 실로 오랜만에 보는 우삼겹 구이가 있어 바로 한 팩 구입했다. 가격은 400g에 9,900원. 역시나 미국산이다.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요리는 우삼겹과 청경채, 팽이를 함께 말아 구워낸 것. 언젠가 한 번 만들고자 했던 것인데 마침 딱 맞는 우삼겹 재료가 판매 중이어서 고민 없이 구입했다. 가능한 지방이 적어 보이는 것으로 선택했다.
청경채는 서너개 밑동을 잘라 씻어서 물기를 잘 빼둔다. 팽이버섯, 대파, 풋고추도 잘게 쪼개놓는다. 풋고추는 반으로 가르면 된다. 풋고추는 나와 집사람이 먹을 것에만 넣으려고 한다.
종이호일을 도마에 깔아주면 좋다. 말이를 만들기 위해 우선 우삼겹의 한쪽 면에 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소금과 후추를 솔솔 뿌려놓는다. 고기는 포장을 뜯고보니 지방부위가 거의 30%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이게 또 풍미를 내어주기는 하지만.
청경채와 팽이버섯, 대파 등 손 가는대로 적당히 얹고 잘 감아준다. 호일에 뿌려진 소금, 후춧가루 위에 살살 굴려주면 마치 소금 간을 하듯이 안팎으로 소금과 후추가 묻는다. 우삼겹을 말 때 허술하게 하면 나중에 다 풀어지므로 김밥 말듯 꽉 눌러가며 단단하게 감는다.
대략 16개의 우삼겹 말이가 완성되었다. 두어시간 후에 구울 것이므로 랩을 씌워 잠시 냉장고에 둔다.
팬에 기름을 살짝 둘러 종이호일을 밀착시킨 후, 종이호일 위에도 기름을 넉넉히 부어 달군다. 팬이 달궈지면 인덕션을 6단 정도로 낮추고 우삼겹 말이를 적당히 올려 은근히 구워준다.
점점 팬의 열기가 더해가며 고기는 빠르게 익는다. 우삼겹이 얇아서 금방 익으므로 조리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말이를 이리저리 굴려가며 골고루 굽는다. 전체적으로 노릇하게 익어갈 때면 안쪽의 채소도 적절하게 익게된다. 우삼겹에서 배어 나온 기름이 매우 많아 키친타올로 흡수시켜 주는 것도 좋다.
우삼겹 말이는 접시에 키친타올이나 종이호일을 한 장 깔고 담아낸다.
한 입에 베어먹기 질길 수 있어서 가위로 반을 잘라놓으면 아이들도 먹기 편하다. 고기에서 약간의 누린내가 나는데, 이는 수입 냉동 차돌박이 등 지방이 많은 부위에서 공통적인 것 같다. 찍어먹을 간장은 식초와 설탕을 동일 비율로 섞어 조금 만들어 먹으면 된다.
2024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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