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명절, 고항의 친척집에 들러 점심을 먹은 날이다. 그 댁 어머니께서는 손이 크고 요리솜씨가 좋은 분. 그 날 따라 묵무침을 하시는데 모인 친척들이 십 수명이니 세숫대야 같은 함지박에 가득 썰어 넣은 묵을 쪽파와 간장 참기름 양념만으로, 그리고 전장으로 구워진 조미김 다섯 장을 (보통 한 포장에 다섯 장이다) 모두 부셔 넣어 버무리는 레시피였다. 옆에서 그걸 지켜보던 나는 이렇게도 묵을 무치는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맛이 좋아 집에서 가끔 그렇게 만들기도 했다.
#재료 : 도토리 묵 한 팩, 쪽파, 조미김, 들기름, 소금, 집간장, 통깨
피코크 도토리묵으로 구입했다. 풀무원 제품이 가격이 비슷하고 1+1으로 팔았는데 도토리앙금이 중국산이라 국산재료 상품으로 선택. 3,980원.
묵을 끓는 물에 1~3분 데치라는 안내문구.
덩어리를 꺼내서 통째로 데쳐 깍둑썰기 했는데 겉만 살짝 데워지고 속은 차갑다. 데쳐진 부분만 쫄깃한 느낌이 살아나서 다시 데치기로 한다.
깍둑썰기한 묵을 다시 끓는 물에 넣고 1분 정도 데쳐 식혔다. 색상이 탱글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식힌 묵을 보울에 옮기고 준비한 쪽파와 양념을 친다.
양념은 집간장 2, 들기름 2. 나중에 간을 보고 간장 1을 더 넣어도 된다. 처가에서 보내주신 간장맛이 아주 기막히다. 딸들은 냄새에 질색하지만.
통깨를 조금 뿌려준다.
마지막으로 조미김을 부숴 넣는다. 집에서 쌓아놓고 먹는 광천김이다. 도시락김 형태의 1 봉지 분량을 넣는다..
묵이 으스러지지 않게 잘 버무린다.
이거 정말 맛이 기막히다. 막걸리를 부르는 맛과 비주얼이다.
2023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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