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마트의 랜더스데이. 대규모 1+1 이나 50% 할인행사가 진행됐다. 기본가격을 왕창 올려놓고 반값 할인행사를 하는 느낌이라 이쯤 되면 소비자 기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50% 할인으로 집어온 백합은 꽤 저렴한 가격으로 잘 사왔다. 백합은 수년 전 여름휴가로 놀러 간 변산반도에서 제대로 맛보았었다. 탕, 구이 등 다양한 백합정식이었다. 알이 굵은 조갯살의 육즙이 입안에서 터지면서 그 맛이 매우 진했다. 백합은 동네 마트에서도 100g에 2,000원 수준인 가격대라 1kg에 9,900원이면 상당히 싼 가격. 게다가 씨알이 무척 굵다. 원산지 중국산 문구가 좀 거슬리긴 한지만.
깨끗하게 세척하여 바구니에 잠시 담아놓았다. 성인 밥숟가락보다 사이즈가 커서 맛이 기대된다. 참고로 백합과 비슷한 류의 백생합이라는 조개가 구이집에서 백합행세를 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하겠지만 일반인들이 구분은 힘들다.
탕을 끓일지 찜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고유의 육즙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도록 찜으로 했다. 만들기도 편하다. 10여분을 찌고 나서 뚜껑을 열어보니 뽀얀 조갯살이 먹음직스럽다. 일부는 방향이 뒤집어지고 육즙이 흘러내려 아쉬웠다. 위아래 방향을 알 수 무슨 방법이 있다고 들었는데 찾아보진 않았다.
큼직한 속살의 자태.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사이즈 분간이 잘 안 되지만 실제로 꽤 크다. 1kg이라고 하더라도 20알 정도로 배부르게 먹을만한 양은 아니었지만 백합을 안주삼아 간단히 청주 서너 잔을 음미하며 저녁시간을 보낸다.
백합살의 진한 맛은 정말 환상적이다. 그리고 찜기 밑으로 흘러내린 조개국물은 그릇에 담아 후추를 조금 뿌려 시원하게 맛볼 수 있다. 달리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TMI로 전복이 조개의 황제라나 뭐라나.
갑자기 생각이 들었는데, 백합으로 봉골레스파게티를 만들면 정말 환상적일 것 같다.
2023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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