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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 콩나물 해장국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온 후 16년이 지나고 있다. 첫째 딸이 태어나고 한 달 정도 지난 완전히 갓난아기였을 때다. 정확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는데, 같은 아파트 단지와 주변 단지에 거주하는 동갑내기 자녀를 둔 엄마들과 친분을 쌓게 되어 그 모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아빠들도 함께 참석하는 송년회 성격의 가족모임도 한동안 가졌었고, 아빠들 중 특히 일년에 서너번 술자리를 갖는 분들이 있어 지난 금요일 퇴근 후 만나게되었다. 양꼬치에 소주, 맥주, 고량주까지 마셨더니 아침에 머리가 꽤 아프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서 정신 멀쩡한 척하며 두 딸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나니 서너 시간 자유롭다. 해장을 위해 콩나물 국밥을 한 그릇 사 먹자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지만 식당밥이 뭐 그리 대단하겠나 싶은 마음.. 2023. 10. 23.
숙주나물 무침 숙주나물은 금방 쉬는 특징이 있다. 원래 이름은 녹두나물 이지만 숙주로 불리게 된 이유로 잘 알려진 썰은 수양대군 왕위 찬탈사건 계유정난 이후, 세종과 문종의 유지를 뒤로하고 세조의 편에 선 신숙주의 처신 때문에 쉽게 변절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는 것. 이후 단종 복위운동과 발각되는 과정에서 단종의 서인강등, 주동인물 중 하나인 금성대군(세종대왕의 7남, 문종과 수양대군의 친동생)의 처형을 주장했던 신숙주에 대한 민초들의 비아냥이다. 또한 만두소를 만들 때 녹두나물을 짓이겨 넣기도 하는데 이처럼 신숙주를 짓이긴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세종-문종-단종으로 이어지는 왕위계승 라인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정통성(적장자-적장손)을 갖는다고 하니, 그만큼 계유정난은 명분없는 쿠데타. #재료.. 2023. 10. 20.
생각보다 영양밸런스가 좋은 '김밥' 김밥에 흰쌀밥이 많이 들어가므로 칼로리가 높고 당 섭취를 많이 하게 되는 음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칼로리도 적고 영양학적 밸런스도 나쁘지 않은 음식이라고 한다. 하기야 상식적으로 봐도 밥 한 숟가락에 몇 가지 반찬을 한 번에 먹는 꼴이니 그럴 만도 하다. 특히 김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재료이기도 하고 말이다. 일반 김밥 한 줄의 칼로리는 대략 320kcal라고 한다. 귀찮은 재료 준비과정 외에는 어렵지 않고, 아이들도 잘 먹으니 자주 해 먹는데 이 날은 당근을 듬뿍 넣어 김밥전문점의 기본김밥 느낌으로 만들어보았다. #재료 (6줄 분량) : 당근 반 개, 김밥햄, 달걀 4개, 단무지, 게맛살, 시금치, 밥 6 주걱, 참기름, 식초, 소금, 김밥김 가장 만들기 귀찮은 채 썬 당근. 약 반 개.. 2023. 10. 18.
홍옥을 다져넣은 샐러드 샌드위치 수년간 하루 또는 이틀 간격으로 사과 1개씩 먹는 습관이 들었는데, 요새 사과 값이 너무 올랐다. 느낌상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봤을 때 특히 사과가격이 두 배는 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마트에서 5~7개 또는 10개들이 한 봉지를 생각해도 1만 원이 넘지 않았고, 8~9천 원만 되어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름 이후의 사과가격은 보통 6개짜리가 18,000원에 육박하고, 그나마 싸게 판다는 동네 개인 대형마트에서도 4개로 포장된 홍로나 홍옥, 골드사과를 12,900원 받고 있다. 몇 번 이 가격에 사 먹다가, 조금 발품을 팔아 근처의 영등포 청과시장에 나가보기로 했다. 토요일이라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았지만 군데군데 좌판을 벌인 가게들이 눈에 띈다. 처음 만나는 점포에서 가격을 물어보니.. 2023. 10. 16.
중화풍 리얼 킹크랩살 볶음밥 전날 양이 많아 남긴 킹크랩 살을 하루 보관하다가 다음날 볶음밥으로 만들어보았다. 가끔 중식당에서 먹어보는 무늬만 게살볶음밥이 아닌 리얼 킹크랩살 볶음밥이다. #재료 : 킹크랩 살, 다진 대파, 다진 당근, 다진 애호박 적당량, 달걀 2개, 밥 3 공기 분량, 소금, 후추 약간. 채소들은 잘게 다져 준비해 놓는다. 취향에 따라 양파 등 추가로 넣는다. 크랩살은 잘게 찢는다. 굵은 다릿살과 몸통살이 섞여있는데 각 부위가 식감이나 맛이 약간씩 다르다. 다릿살이 좀 더 부드러운 반면, 몸통살은 탱탱하고 맛이 더 진한 듯하다.달걀 두 개를 잘 푼다. 가끔 볼 수 있는, 중국집 웍에 볶는 방식으로 달걀을 바로 깨서 넣으면 왠지 흰자가 잘 눌어붙고, 섞어 넣으면 신기하게도 눌어붙지 않는다. 스텐팬을 쓰면서 터득한 .. 2023. 10. 13.
노량진 수산시장 남송꽃게 킹크랩 모두 업자들이 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러시아산 킹크랩의 미국, 유럽 수출이 막혀 재고가 쌓이고 그렇다고 조업량을 줄일 수도 없어 역대급 가격폭락이라는 얘기로 1kg에 10만 원 넘나들던 가격이 6만원대 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사실 키로에 6만원 이라는 가격도 금시초문인데 원래는 10만원 이었다니, 그 가격에 사 먹는 사람이 있긴 있나 보다. 열성적인 몇몇 사람들은 새벽 수산시장 경매장에 나가서 크랩을 매입한 도매상을 따라가서 1kg에 3~4만 원 수준의 가격에 사 왔다는 무용담이 돌기도 한다. 이번에 구입한 곳은 다른 점포들과 특별한 차이는 없지만 아주머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잘 골라주신다는 리뷰에 직접 찾아가서 묻기도 하고 최종 결정한 남송꽃게로 노량진 수산시장 2층 7호이다. 이날의 시세는 1.. 2023. 10. 10.